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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1.(박건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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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6-05-17 |
조회 | 44207 | ||
스트레스 1.
박건우 교수(고려대학교병원 신경과)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인 행복지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사회 경제적인 소외감과 무력감이 노인의 행복지수를 떨어뜨린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한 해가 또 지나 나이 한 살 먹는 것이 은근히 스트레스다.
중국 북경에 다녀왔다. 가기 전 미세먼지가 많을 것이라는 경고에 해외 출장의 발걸음이 무거웠다. 북경에 도착해보니 역시 북경의 스모그는 마스크를 쓰고 거리에 나가게 했고, 고성능 마스크로 숨이 답답했다. 도대체 이런 환경 스트레스를 어떻게 견디면서 북경에 이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치매어르신을 돌보는 며느리가 한숨을 쉰다. 도저히 스트레스가 쌓여서 못 살겠다고 한다. 그렇게 잘 해 드려도 매일 무슨 물건이 없어지면 며느리가 훔쳐간다고 한다. 왜 나만 미워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살이 쪄서 고민하는 한 여학생이 여지 없이 초콜릿을 마구 먹는 것을 보고 물었다. 살찐다고 하면서 왜 초콜릿을 먹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스트레스를 받아 풀 방법이 없어 단 것을 먹는 중이라고 하였다.
우리는 이렇듯 어찌 할 수 없는 세월의 흐름에 의해, 환경에 의해, 인간 관계에 의해 그리고 내적 갈등에 의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현대인의 가장 큰 질병 원인 중 하나가 스트레스로 꼽히고 있다. 그래서 많은 서적들이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스트레스를 줄이고, 스트레스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지에 대해 자신들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방법을 통해 스트레스 없는 생활이 가능할까? 스트레스가 없다고 말 할 수 있는 현대인은 과연 존재할까? 스트레스는 왜 현대인의 적이 되었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에 의사로써 스트레스가 쌓인다.
스트레스에 대해 나름 고민하고 있었던 차에 켈리 맥고니걸이 쓴 ‘스트레스의 힘’이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이 책은 나를 스트레스에 대한 다른 시각을 피력하고 있다. 나는 그 책에 매료되었고, 공감이 되어 그의 책의 내용과 나의 스트레스에 대한 생각을 3편에 걸쳐 소개하고다 한다.
맥고니걸은 책에서 한 논문을 인용한다. 2011년 건강심리학이라는 심리학 잡지에 ‘과연 스트레스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이 중요할까?’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논문이 있다. 미국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작년 한해 경험한 스트레스가 얼마나 컷는지’ 물어보았다. 그리고 ‘스트레스가 건강에 해롭다고 믿는가’라는 질문도 같이 하였다. 그리고 8년 뒤 그들의 사망기록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 스트레스 지수가 높았던 사람들은 사망위험이 43% 증가하였다. 그런데 흥미로운 발견은 스트레스가 건강에 해롭다고 믿었던 사람들만 사망위험이 증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저자도 매우 놀라웠다고 써 놓았지만 나 또한 이 문장에 한동안 눈이 멈추어져 있었다. 스트레스를 어떻게 인지하는가가 스트레스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하다……..
내 강의록을 다시 찾아보았다. 나는 이 문제를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내 스트레스 강의 요점은 이렇다. 서로의 욕구가 부딪치는 현대사회에서 욕구의 부딪침에 의한 갈등은 반드시 일어나가 마련이다. 이러한 갈등 상황에서 사람들은 무언가 욕구 충족이 안되거나 거절 당하지 않을까 불안에 빠지게 된다. 만성적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의 비상시 작동하는 호르몬이 항시 분비되어 각종 질병의 취약성이 증가된다. 즉 만성적 심리적 부담은 하나의 스트레스로 신체에 작용하여 각종 질병의 악화요인이 된다.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다소 거리를 두고 운동을 하거나 몸을 이완시키면 스트레스 반응이 줄어들어 신체적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의 악화를 개선 시킬 수 있다. 왜 일부러 스트레스를 만드는가? 욕심을 버려야 할 것 같다. 많은 기대를 하지 말라 등등 …. 그래서 혈압이 높아진 환자에게 내가 제일 흔하게 했던 말은 ‘스트레스 많이 받으시죠, 스트레스를 피하세요’라는 이야기를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나 또한 스트레스를 너무 부정적으로만 해석 한 것은 아닌가? 아니 우리 모두는 스트레스가 어떤 큰 병원균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만약 스트레스를 제대로 알고 이에 대한 인식을 달리 한다면 무엇이 달라질 수 있을까?
논문의 결론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요인이 스트레스만은 아니라고 하였다. 스트레스 자체도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스트레스는 해롭다는 믿음이 결합하였을 때 사망위험율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 결론이 참이라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사람에게 이 스트레스를 피하라고 할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의 해로움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킨다면 질병을 악화시킬 확률이 감소할 것이다. 스트레스는 필연적인 것이다. 이를 피한다고 해서 피해지는 것이 아니다. 더 열심히 살아가고자 한다면 더 많은 스트레스가 우리에게 지워진다. 스트레스가 나쁘다라고 한다면 우리는 한발자국도 도전을 감행하지 않을 것이다. 도전을 멈춘다면 삶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너는 너의 본토 친척 아비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지시한 땅으로 가라’ 엄청난 명령이다. 모든 것을 버리고 인간적 관계도 끊고 하란을 떠나 아무것도 모르는 식솔을 데리고 가나안 땅으로 가라는 명령을 받은 아브라함의 스트레스는 어떠하였을까? 만약 아브라함이 그 스트레스에 한 발작도 안 움직였다면? 그런데 그는 떠난다. 그를 움직이게 한 믿음의 역할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 가를 우리에게 잘 보여준다. 그는 스트레스를 피하지 않았다. 그리고 믿음의 아버지가 되었다.
스트레스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우선 점검해보자.
* 다음(스트레스2)에는 스트레스의 이로운 점을 살펴볼 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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